소은고택(小隱古宅)은 밀양읍성을 기준으로 북서쪽으로 약 8.2km에 위치하며, 화악산(해발932.1m)에서 남으로 뻗어내린 산자락의 끝부분인 밀양시 퇴로리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밀양 24번국도의 춘화삼거리에서 창밀로 -> 퇴로로 -> 퇴로2길로 따라 이동하면 퇴로 마을 입구 150 m 가량에서 남서향(南西向)으로 배치된 소은고택에 도착한다.
소은고택 경내에는 6동의 건물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이는 안채, 사랑채, 새사랑채, 중문채, 대문채, 고방이었으나 현재는 새사랑채와 고방이 유실되어 4동만 남아있다. 남서향하는 대문채를 들어서면 좌측은 새사랑 터로 현재는 다양한 수목으로 정원으로 조성하였으며, 우측에는 사랑채가 자리 잡고 있다.
사랑채 배면에 중문채를 모로 배치하였으며, 중문채의 구석진 담장 쪽에는 내측(內厠)이 있다. 안채는 중문채와 마주하고 있으며, 안채의 배면에 장독대 및 뒷마당을 두었다. 뒷마당은 안채의 배면 양측면에 남북방향으로 낮은 토석담장을 두었다. 뒷마당은 집안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집안 여인들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었다. 안채의 우측에는 고방이 있었으나 현재는 터만 남아 안채 마당의 정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채는 일자형 2칸 겹집으로 정면 5칸, 측면 2칸이다. 좌측부터 차례대로 1칸의 방, 2칸의 마루, 1칸의 방 그리고 부엌이 있으며, 건물의 우측에 부엌을 두는 평면 형식은 경남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이다.
안채의 안방은 대청의 우측 온돌방으로 정면에는 툇마루를 두었으며, 우측 부엌과 통하는 문을 두었다. 건넌방은 도리통 1칸, 양통 2칸으로 현재는 통칸으로 사용하나 과거에는 윗방과 아랫방으로 분리하여 중앙에 4짝불발기 미서기문을 두었다. 윗방은 측면에 툇마루를 두었는데, 이러한 측면 툇마루 형식은 소은고택의 평면특징이라 볼 수 있다.
안채 구조는 무고주 5량가로 모두 원주를 배치하였으며, 외부 기둥 상부에 주두를 두고 대량을 받도록 하였다. 건너방의 내진주 상부에도 주두를 두어 대량의 중심을 받치고 있으며, 익공은 물익공으로 초각하였다. 원주와 물익공양식은 살림집에서는 흔치 않은 특징이다.
세부적인 천장의 가구 수법을 살펴보면, 기둥 위 주심도리가 결구되고 보와 만나는 곳에 구름 모양으로 초각한 보아지를 두었다. 또한 종보의 힘을 받치기 위해 판대공을 두었으며, 종도리를 받치는 첨차와 소로를 두었다. 건물의 정면 장혀와 창방사이에는 소로 4개를 두었다. 5량은 도리와 장여를 간단하게 구성하였는데, 도리 사이에 우물반자를 설치하였다.
마루 뒷벽은 두짝의 여닫이 판문을 달았다. 전면에는 매 칸 하부에 머름을 두고 그 위에 두짝의 여닫이 세살창과 영창을 달아놓았다.
건넌방 정면에는 아궁이 설치를 위해 함실마루를 두었으며, 머름형 평난간을 둘렀다.
사랑채는 정면 6칸 측면 1칸의 홑처마 팔작집이며, 남북방향으로 길게 뻗어 서향하고 있다. 평면구성은 남측부터 1칸의 사랑마루, 2칸의 큰사랑, 1칸의 창고, 1.5칸의 중사랑, 0.5칸의 중사랑 마루 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사랑채는 3량가 민도리집으로 기단은 자연석 기단이며, 막돌초석 위 각주를 두었다. 기둥 상부에 대량을 받도록 하였으며, 대공은 제형 판대공으로 사용하였다.
사랑채 전면에는 쪽마루를 두었으며, 큰사랑방의 전면에는 머름과 두짝 여닫이문을 설치하였다. 사랑마루의 전면에는 판벽과 두짝 여닫이 판문을 두었다. 사랑마루와 큰사랑간에는 4짝불발기 들어열개문을 달았다. 큰사랑의 배면에는 반침을 두었다. 큰사랑 우측칸의 배면에 문 한짝 정도를 비워 안채와 소통하는데 사용하였다.
대문채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집으로 사랑채의 남측에 있다. 평면 구성은 좌측부터 1칸의 마구간, 1칸의 문칸 그리고 2칸의 창고를 두었다. 2칸의 창고는 과거 2칸의 온돌방으로 각각 분리하여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통칸의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기단은 낮은 외벌대 기단이며, 덤벙주초 위에 각기둥을 두었다. 기둥 상부에 민도리와 장여를 받쳐 기둥을 연결하였으며 대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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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채 문칸의 안쪽 기둥에 문선을 세우고 두짝의 판문을 달았으며, 문지방을 두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말을 타고서 집안으로 드나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문채는 정면 5칸, 측면 1칸의 홑처마 맞배집으로 사랑채 우측 배면에 모로 자리잡고 있다. 평면은 좌측부터 문칸, 온돌방, 도장, 광, 헛간 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기단은 외벌대로 덤벙주초 위 각기둥을 두었으며, 기둥 상부에 민도리와 장여를 받쳐 기둥을 연결하였으며 대량을 받고 있다.
문칸에는 바깥 기둥에 문선을 세우고 두짝의 판문을 달았으며, 중문채 온돌방은 안마당쪽으로 외여닫이문을 두었으며, 밖으로는 두짝의 여닫이창 설치하였다. 도장과 광은 모두 판벽이며, 안마당쪽으로 판문을 설치하였다. 헛간은 벽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광 배면에 누각형 잿간인 내측(內厠)을 두어 집안 여성의 화장실로 사용하였다.